“日서도 ‘채식주의자’ 열풍… 문학한류 붐 기대”

  • 동아일보

도쿄 한국서적 전문 ‘쿠온’ 김승복 대표… 맨부커상 수상효과 1만부 돌파 눈앞

김승복 대표가 8일 일본 도쿄의 한국서적 전문 북카페에서 소설가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 일본어판을 들어보였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김승복 대표가 8일 일본 도쿄의 한국서적 전문 북카페에서 소설가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 일본어판을 들어보였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출판사를 차리고 한국문학의 대표 주자를 소개하겠다는 각오로 처음 낸 책입니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감회가 깊습니다.”

일본에서 한국 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을 운영하는 김승복 대표(46)는 8일 도쿄(東京)의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 ‘책거리’에서 기자와 만나 일본어판 ‘채식주의자’ 책을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고서점가로 유명한 간다진보(神田神保) 정에 있는 이 카페는 김 대표가 한국 서적을 보급하기 위해 운영하는 곳으로 3500여 권의 한국 관련 책을 소장하고 있다.

소설가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가 지난달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뒤 일본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찍어둔 책이 대부분 다 팔렸다. 증쇄 요청이 쇄도해 이번에 1000부를 더 찍기로 했다. 김 대표는 “5년 전 처음 책을 내면서 작가를 설득해 표지를 바꾸고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며 “일본 신문에서 호평을 받아 꾸준히 나가던 차에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어판 채식주의자는 이번 증쇄를 포함해 총 8000부에 이른다.

이대로라면 1만 부 달성도 머지않았다고 김 대표는 내다봤다. 한국 소설로 일본에서 1만 부 넘게 팔린 책은 ‘엄마를 부탁해’(신경숙)와 ‘도가니’(공지영) 정도다.

김 대표는 “채식주의자가 1만 부를 넘길 경우 한국 순수문학의 다양성과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맨부커상 수상 당일 일본 독자들을 모아 채식주의자에 대한 감상을 교환하는 독서회를 열기도 했다. 참석한 이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공감하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한 씨의 또 다른 소설 ‘소년이 온다’도 가을에 출판된다. 내년에는 산문집도 번역된다.

지금까지 40여 권의 한국 책을 번역 출간한 김 대표는 “다음 달 북카페 1주년을 맞아 소설가 김연수 씨의 북토크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문학이 다시 한류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도쿄 한국서적#쿠온#김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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