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고아의 아버지’ 딘 헤스 대령 1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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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기로 1000여 명 제주 피란시켜
4일 추모식… 당시 고아 출신 4명 참석

6·25전쟁 당시 전쟁고아들과 함께 있던 딘 헤스 대령(오른쪽). 공군 제공
6·25전쟁 당시 전쟁고아들과 함께 있던 딘 헤스 대령(오른쪽). 공군 제공
‘전쟁고아의 아버지’ 미 공군 딘 헤스 대령 1주기 추모식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다. 헤스 대령은 6·25전쟁 당시 전쟁고아 1000여 명을 피란시키고 보육원을 운영하며 아사(餓死) 직전의 고아들을 살려낸 주인공. 지난해 3월 3일(현지 시간) 향년 98세로 별세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런스 오쇼너시 미 7공군사령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이 참석한다. 헤스 대령 차남인 에드워드 헤스 씨(71)와 구걸로 연명하다 헤스 대령에게 발견돼 구조된 전쟁고아 출신 4명도 함께한다. 헤스 대령 초상화 제막식으로 시작해 대통령 추모사 낭독, 추모시 낭송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헤스 대령은 ‘한국 공군의 아버지’로도 불렸다. 6·25전쟁 당시 미 공군 F-51 전투기 10대를 우리 공군에 인도하기 위해 창설된 부대 ‘바우트-원(BOUT-1)’ 부대장으로 한국 땅을 밟아서다. 그는 전쟁 초기 1년간 250여 회나 출격하며 북한군에 맞선 항공 작전을 주도했다. 한국군에 F-51 조종 교육을 하는 등 한국 공군이 단기간에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처음 한국에 발을 디뎠을 때 이상하게 고향에 온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헤스 대령은 1951년 1·4후퇴 당시 중공군이 진격해 오자 미 공군 지휘부를 설득한 뒤 수송기 15대를 동원해 전쟁고아 1000여 명을 김포에서 제주로 피란시켰다. 이어 제주에서 10개월간 보육원을 운영했고,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전쟁고아를 위한 기금을 만들어 보육원을 지원했다.

이번 추모식에 참석하는 전쟁고아 출신 곽해오 씨(74)는 “9세 때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남대문시장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는데 헤스 대령이 나를 제주로 안전하게 데려다줬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전쟁고아#딘 헤스#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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