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검은 전설’ 토레스 오너, 미겔 토레스 8년만에 내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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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기쁨… 친구와 즐겨야 최상의 맛”

스페인 국민 와인 기업인 토레스의 오너 미겔 토레스 씨가 3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표 와인 ‘마스 라 플라나’ 시음행사에 참석해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신동와인 제공
스페인 국민 와인 기업인 토레스의 오너 미겔 토레스 씨가 3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표 와인 ‘마스 라 플라나’ 시음행사에 참석해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신동와인 제공
“10년 전 중국에 갔다가 와인에 사이다를 타 먹는 사람을 봤습니다. 무척 화가 나더군요.”

3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와인 시음행사장. 스페인 와인업체 토레스(Torres)의 오너 미겔 토레스 씨(75)가 이런 일화를 소개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는 토레스 씨는 “지금은 한국처럼 중국에도 고급 와인의 제맛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한국, 중국 모두를 특별한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세기부터 와인을 생산해 온 토레스는 스페인에서 ‘국민 와인 기업’으로 불린다. 1995년 열린 와이너리 창립 125주년 기념행사에는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참석하기도 했다.

특히 1979년 파리 올림피아드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프랑스 보르도산 1등급 와인들을 제치고 이 업체의 ‘마스 라 플라나’가 1등을 차지해 세계 와인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프랑스의 최고급 와인인 샤토 라투르, 샤토 마르고 등이 평가 대상에 포함돼 있었고 심사위원도 모두 프랑스인이었다. 이때부터 라벨의 색상이 검은색인 이 와인은 ‘유럽의 검은 전설’이란 별명을 얻었다.

좋은 와인을 선택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50년 넘게 와인을 만들어 온 이 장인은 의외로 평범한 답을 내놨다. “가족이나 친구와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 제일 좋은 와인입니다. 가격이나 와인 마시는 법, 테이스팅 방법 등에 구애받지 말고 나에게 맞는 와인을 찾으면 됩니다. 와인이 기쁨을 준다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토레스 씨는 스페인에 있을 때에도 한국을 자주 생각한다고 했다. “휴대전화도 한국산을 쓴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꺼내 보인 그는 “한국인들이 스페인 와인을 특별히 선호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언제든 다시 오고 싶다”고도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4년 스페인 와인은 5815t이 수입돼 칠레산 와인(7049t)에 이어 수입량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자신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탄다고 소개하면서 그 이유로 와인을 꼽았다. “기후변화가 많이 걱정됩니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표면 온도가 1도 이상 높아졌습니다. 환경을 제대로 돌봐야 더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러니 공해가 적은 차를 타야죠.”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토레스#와인#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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