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인도, 선진국 되려면 불평등 문제 해결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6일 03시 00분


피케티 ‘카스트 연계된 차별’ 비판

“극심한 불평등은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낳는다. 선진국이 되고 싶으면 지금부터 불평등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부(富)의 불평등 현상을 지적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론’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45·사진)가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잘나가는’ 인도에 쓴소리를 했다. 23일(현지 시간)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 자이푸르 시에서 열린 문학축제(JLF 2016)에서다.

인도 언론인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피케티 교수는 “인도는 카스트제도의 차별과 연계된 극심한 불평등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인도의 권력층과 지식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대적인 사회적 경제적 개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스트와 경제적 불평등 간의 관계를 연구하려면 소득세 자료 등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는데 인도는 그렇지 않다. 이런 불투명성이 불평등 해소를 더욱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 정부가 향후 20, 30년간 보건과 교육에 투자를 늘리고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종교집단들 간의 증오와 분열이 심화하고 그런 갈등을 이용하려는 세력들도 늘어나는 악순환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케티 교수의 분석에 대해 인도 경제학자들은 “저성장 문제가 심각한 선진국과 달리 인도는 경제성장률이 자본수익률보다 높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서구 중심의 불평등이론을 역동적인 성장을 하는 개발도상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인도는 2014년 5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인 모디노믹스에 힘입어 7%대 후반의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인도의 성장률을 7.8%로 전망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피케티#카스트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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