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SBS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로 컴백하는 이영애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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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서 아이 갖게 해달라 기도했는데… 사임당 돼”

이영애 씨는 “요즘 신사임당 하면 5만 원권 인물로만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시대의 아픔을 딛고 엄마, 아내, 그리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던 인물로 바꿔 놓고 싶다”고 말했다. 그룹에이트 제공
이영애 씨는 “요즘 신사임당 하면 5만 원권 인물로만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시대의 아픔을 딛고 엄마, 아내, 그리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던 인물로 바꿔 놓고 싶다”고 말했다. 그룹에이트 제공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저도 결혼을 하니 세상을 보는 눈이 넓고 깊게 변했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아내, 여자로서의 고민을 신사임당을 통해 풀어보고 싶었죠. 무엇보다 5만 원권에 새겨진 신사임당의 박제된 이미지를 깨고 싶었습니다.”

배우 이영애 씨(44)는 요즘 강원 강릉시에서 내년 하반기 30부작으로 방영될 예정인 SBS 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 촬영에 한창이다. MBC 드라마 ‘대장금’(2003년) 이후 드라마 출연은 처음이다. 이 씨는 이 드라마에서 조선시대 현모양처이자 예술가였던 신사임당과 함께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의 1인 2역을 맡았다.

30일 신사임당의 고향인 강릉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겸 촬영현장 공개 행사에 참석한 그는 “10년 만에 아기 엄마가 돼서 돌아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씨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년)를 마지막으로 2009년 사업가 정호영 씨와 결혼해 2011년 남녀 쌍둥이를 출산하면서 작품 활동이 없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국내외 취재진 250여 명과 해외 여행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 씨는 이 드라마로 한류를 다시 한 번 일으킬 수 있겠냐는 외국 기자의 질문에 “열풍까진 장담할 순 없지만 모든 사람이 공감할 사람 이야기여서 아시아 지역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아이를 갖기 전에 아기 아빠랑 오죽헌에 와서 큰 나무에 동전을 넣고 건강한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경기 파주에 있는 율곡 가족묘(자운서원)에도 다녀왔어요. 어제 강릉에도 가족이 다같이 왔어요. 오죽헌 가서 다시 기도하려고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요.”

이 씨는 가상인물인 천재화가 이겸 역의 송승헌 씨와 애틋한 연기를 펼친다. 이 씨는 “애정신은 10년 만에 처음인 데다 상대가 송승헌 씨라 너무 떨린다”면서도 “여자 스태프가 승헌 씨가 촬영할 때만 몰려오는 통에 배우로서 승헌 씨는 나의 질투 대상이자 라이벌이 됐다”며 웃었다. 송 씨도 “첫날 이영애 선배와 눈을 마주 보고 연기하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대사를 여러 번 틀렸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에 홍콩 글로벌 기업 엠퍼러그룹은 100억 원을 투자했다. 해외에서도 동시 방영하기 위해 100% 사전 제작한다.

이 씨는 “엄마와 아내 역할을 하며 촬영을 병행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며 “이번 사전 제작을 통해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사임당 역에 푹 빠져 있는 듯 그는 이날 대부분의 질문에 ‘신사임당’ ‘엄마’ ‘아내’ ‘여성’이라는 단어를 넣어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냐’는 질문이 나왔다.

“결혼 후 여성들은 ‘어떻게 사는 게 나를 위한 삶인가’를 고민해요.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면서 자식도 바르게 키웠던 신사임당처럼 저도 배우, 엄마, 아내, 이영애 개인으로서의 삶을 균형 있게 살고 싶어요. 쉽지 않은 이상이기 때문에 좌절도 겪겠죠. 그걸 제가 잘 표현해 내고 싶어요.”

강릉=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사임당#이영애#오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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