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호텔 신화 꿈꾸는 화교계 큰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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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국동 에버리치 홀딩스 회장
강화도 에버리치호텔에 국내 최대 라벤더 정원 꾸며

“대만에서는 못마땅해 해요. 대만 사람인데 왜 자꾸 한국에서 사업하느냐고.”

원국동 에버리치 홀딩스 회장(56·사진)이 호탕하게 웃어젖혔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뿐”이라며 대담하게 답변하는 대만 국적의 화교 사업가 원 회장을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원 회장은 1999년 한국 내 화교 사업가 조직인 ‘한국중화총상회’를 만들고 2005년 ‘제8차 세계화상(華商)대회’를 서울에 유치했다. 세계 화교 출신 재벌이 움직이는 투자금은 2005년 기준으로 약 4조 달러(약 4560조 원). 국적은 대만이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원 회장은 거대한 화교 자본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는 흩어져 있던 화교 연합을 모아 한국중화총상회를 만들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제8차 세계화상대회 개최지는 이미 일본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원 회장은 ‘한국에는 통합된 화교 협회가 있다’는 점을 내세워 유치권을 따냈다. 이 대회는 ‘한국은 화교에 배타적’이라는 생각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화교 사업가들이 한국을 우호적인 나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화교계의 큰손인 그는 지금 한국 관광업에 뛰어들었다. 자비 100억여 원을 들여 인천 강화의 한 유스호스텔을 사들인 후 2014년 ‘에버리치호텔’로 개조했다.

대만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하는 그는 “돈은 대만에서 벌고, 하고 싶은 일은 한국에서 한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쇼핑에만 국한된 관광상품으로는 유커(遊客)와 화교 등 중화권 손님을 붙잡을 수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호텔 뒷마당에서 꺾어온 것이라며 라벤더 꽃다발을 건넸다. 5년 후 세계 100대 유명 호텔 안에 에버리치호텔을 넣겠다는 그는 호텔에 국내 최대 규모의 라벤더 정원을 만들고 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원국동#에버리치호텔#에버리치 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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