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취임한 최순자 인하대 제14대 총장(63·사진)이 매달 400만 원씩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고 있어 화제다. 총장 임기 4년 동안 이를 실천해 2억 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최 총장은 그동안 모교와 후배 사랑을 기부로 실천해 왔다. 지난해에는 노후를 위해 준비했던 2억 원 상당의 인천 강화군 화도면의 토지 1181m²를 총동창회에 기부했다. 1997년 8월부터 최근까지 총동창회에 현금으로 7226만 원, 학교에는 2002년 11월부터 최순자 장학기금 등 4000여만 원을 기부해 총 5억 원이 넘는 장학금과 학교발전기금을 냈다. 인하대 역대 총장 가운데 최고액이다.
최 총장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란 책을 읽은 뒤 사랑과 나눔, 배려를 실천하려고 노력 중인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학교에 큰돈을 기부하고 있지만 최 총장의 학창시절은 순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이어 오빠도 38세란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모았던 유학자금은 오빠를 살리기 위해 병원비로 다 쓰고 지인들이 손에 쥐여준 단돈 200달러를 들고 미국 유학길(남캘리포니아대·USC 화학과)에 올랐다. 평일에는 연구실에서 새벽까지 학업에 매진했다.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은 슈퍼마켓, 주유소, 식당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연구실로 돌아와 새벽까지 학업에 정진했다.
최 총장은 지난해까지 초중고생을 위해 연간 40주를 교육 기부하는 등 나눔을 몸소 실천했다. 그러나 자신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다. 옷은 세일할 때만 구입하고 구두는 밑창을 수선해 사용할 정도로 근검절약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개교 61년 만에 인하대의 첫 여성 총장이 된 그는 “내일을 위해 오늘 열심히 일한다는 각오로 모든 일에 임하고 있다.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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