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밤하늘 수놓은 클래식 선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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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영천시 가상리에서 콘서트

1일 오후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시안미술관 앞 잔디마당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행복마을 콘서트’가 열렸다. 동네에서 처음 열리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작은 시골마을 주민이 거의 다 모였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1일 오후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시안미술관 앞 잔디마당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행복마을 콘서트’가 열렸다. 동네에서 처음 열리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작은 시골마을 주민이 거의 다 모였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1일 오후 7시, 107가구 200여 명이 사는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에서 마을 역사상 처음으로 콘서트가 열렸다. 잔잔한 클래식 음식과 뜨거운 트럼펫 소리가 시골마을을 휘감았다. 마을 할머니 6명이 아카펠라로 ‘노란 셔츠의 사나이’를 부르자 관객들은 열광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재능나눔 운동의 일환으로 개최한 ‘제1회 행복마을 콘서트’가 큰 호응과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행복마을 콘서트는 문화예술인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농촌 지역 주민들과 나눌 수 있도록 농식품부가 마련한 행사다.

가상리 ‘시안미술관’ 잔디마당에서 열린 1회 콘서트에서는 팝페라 가수와 탭댄서, 전자바이올린 연주자, 아카펠라그룹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무대에 올랐다. 평소 문화공연을 접하기 어려웠던 마을주민들은 열띤 호응을 보냈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은 주민 6명이 무대에 올라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복자 마을 회장은 “가상리 토박이로 살아오면서 난생 처음 접하는 콘서트라 설레고 흥분됐다”며 “주민들과 같이 노래 부르고 어울리다 보니 10년은 더 젊어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영천여고 2학년 정혜민 양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콘서트 공연을 접하는 게 쉽지 않다”며 “다음에도 행복마을 콘서트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가상리에서는 영천시 징검다리봉사단의 봉사활동도 함께 진행됐다. 봉사단원 30여 명은 마을에 있는 집들의 지붕을 손보고 보일러와 전기배선을 고쳐줬다. 가상마을 주민은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홀몸노인이 많아 집수리를 제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원하 봉사단장은 “분기별로 한 번씩 농촌 재능 나눔에 참여하는데 쾌적해진 집에서 환하게 웃는 어르신들을 보면 날아갈 듯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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