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빈민의 성자’ 日 노무라 목사 서울시민 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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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시민증 받아

일본의 한국 침략을 사죄하고 청계천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헌신했던 일본인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82) 목사가 28일 명예 서울시민이 됐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명예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청계천 빈민의 성자’로 불렸던 노무라 목사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

노무라 목사는 미국에서 목사가 된 뒤 일본으로 돌아와 목회 활동을 하던 중 1968년 8월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서울 남산에 있던 신사 등 가해자 일본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하고 한국에 속죄하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청계천 빈민가를 방문한 뒤 충격을 받고 송정동 활빈교회를 거점으로 선교와 빈민 구제 활동에 나섰다. 이후 독일, 호주 등의 구호단체에서 지원을 얻어 내 20여 년간 2000여 명의 청계천 아동을 위해 급식 제공, 자활공동체 탁아소 건립 등의 구제 사업을 펼쳤다.

그는 올해 3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보낸 돈이 7500만 엔(약 8억150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청계천 사진과 서울 지도 등 1970년대 청계천의 역사와 도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 800여 점을 서울시에 기증했다.

서울시는 노무라 목사를 기념하기 위해 다음 달 10일까지 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노무라 할아버지의 서울 사랑’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그가 찍은 청계천변 도시 빈민의 삶을 담은 사진 등 작품 40여 점이 전시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노무라 모토유키#명예 서울시민#청계천 빈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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