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여! 실패 두려워 말고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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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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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교육업체 스웨덴 EF社 한국지사장 돼 돌아온 ‘엄친딸’ 윤선주씨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글로벌 교육 사업에 뛰어든 윤선주 EF코리아 지사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글로벌 교육 사업에 뛰어든 윤선주 EF코리아 지사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96년 서울대에 입학할 때만 해도 평범한 소녀였다. 7세 때 아버지를 따라 1년 반 정도 미국에 산 적은 있지만 이후 쭉 한국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랐다.

대학 졸업 후 다국적 컨설팅사에 입사했다. 비정규직 여직원들의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어 달라는 고객의 주문을 받고 너무 힘들었다. 사표를 쓰고 방송국에 지원했다. SBS의 예능 프로듀서로 주가를 날렸다. 하지만 뭔가 공익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꿈틀거렸다. 또 사표를 냈다.

하버드대 로스쿨과 케네디스쿨을 마치고 변호사 자격증을 따 2010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로펌이 아닌 창업을 택했다. 하버드대 동문들과 한국에는 생소한 소셜커머스를 도입해 쿠팡을 만들었다.

화려한 이력과 쿠팡의 성공, 여기에 윤증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의 딸이자 이수성 전 총리의 조카라는 개인사까지 더해져 그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윤선주 씨(35)가 ‘엄친딸’로 세상에 알려진 경로다.

한국의 소셜커머스가 대형 온라인마켓처럼 변질되자 그는 홍콩의 영국계 로펌으로 떠났다. 공익적 사업의 길을 교육 분야에서 찾은 그는 최근 한국으로 돌아왔다. 50개국에서 400여 개의 지사 및 캠퍼스를 운영하며 학생 어학연수부터 성인 전문교육까지 하는 스웨덴 EF사의 한국지사장을 맡았다.

그는 쿠팡 창업 당시 직원을 뽑으면서 국내 젊은이들에게 안타까움을 느꼈다. 명문대 출신들이 “부모님이 실망하실까 봐” “대기업 경력은 스펙이 되니까” “친구들에게 지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유로 크고 안정된 곳만 찾았기 때문이다. 미국 유학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비싼 돈을 내고 온 한국인 학생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면서 영어 몇 마디만 익혀 가는 게 속상했다.

국제변호사 타이틀을 버리고 EF에 뛰어든 배경은 이런 안타까움이었다. 폐쇄적이고 성공 지향적인 한국 젊은이들에게 도전 의식을 심어주고,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아와 한국어와 한류를 배울 수 있도록 캠퍼스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윤 지사장은 “한국과 일본 유학생들은 자국 학생이 30∼40%씩 있는 학교나 어학연수 기관에서 몰려다니는 경향이 있다”면서 “EF는 자체 캠퍼스로 유학을 보내기 때문에 한국 출신을 5∼10%로 관리하고, 30개국 이상의 학생들이 모여 문화와 네트워크를 공유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최근 중국과 일본에 생긴 EF 캠퍼스를 한국에도 만들어 외국인들이 한국어와 한류를 배우러 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를 ‘실패를 거듭한 인간’이라고 자평한 그는 “국내 젊은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자꾸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배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윤선주#도전#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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