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입장 이해하게 돕는게 학교폭력-왕따 없애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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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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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교육개혁 이끈 아호 前국가교육청장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을 지낸 에르키 아호씨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처벌이나 징계보다는 학생 사이의 대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을 지낸 에르키 아호씨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처벌이나 징계보다는 학생 사이의 대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가해자를 처벌하기보다는 피해자를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이 학교폭력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

핀란드의 교육개혁을 이끌었던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은 집단 따돌림(왕따)과 학교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학생들 사이의 인간적 관계를 개선하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1973년부터 1991년까지 초중고교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교육청장으로 일했다.

그는 19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곽노현 교육감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핀란드도 10여 년 전부터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며 다양한 언어와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늘어 왕따와 학교폭력 같은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4년 전부터 ‘키바 코울루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왕따에 맞서다(kiusaamista vastaan)’와 학교(코울루)를 뜻하는 핀란드어에서 따왔다. 따돌림 당하는 학생의 사례를 체험해보는 역할극,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 감상, 학생 토론과 발표가 핵심이다. 핀란드 학교의 80% 이상이 참여했다. 초등학교 1,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 모두가 1년에 10번씩 참여했다.

아호 전 청장은 “대화와 토론을 하면서 ‘친구를 때리면 그 친구는 어떻게 느낄까’ 같은 질문을 하고 여기에 답을 하는 식으로 서로를 이해시키는 것이 핀란드식 학교폭력의 해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단 따돌림이 발생하면 학생들이 바로 학교에 알리도록 지도하고 학부모와 학교가 긴밀히 협의하는 방법 역시 필요하다”며 “핀란드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홍보물을 8개 언어로 만들어 학부모들에게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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