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 박순호 회장 “돈 버는 기쁨보다 나누는 기쁨이 더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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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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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간 사재 132억 기부 ‘자원봉사대상 대통령표창’ 수상

20년 전부터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세정 박순호 회장.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20년 전부터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세정 박순호 회장.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기업경영으로 소득을 얻으면 기쁩니다. 하지만 나눔은 더 큰 기쁨을 줍니다. 내가 가진 것, 조그만 것을 나눴을 때 기쁨은 말로 다 못하지요. 어려운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의 터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나눔문화가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패션브랜드 ‘인디안’으로 잘 알려진 ㈜세정 박순호 회장(65)의 사회공헌 철학이다. 그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제정한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기업 부문에서 삼성생명과 세정 두 곳이 뽑혔다.

21일 부산 금정구 부곡3동 세정빌딩에서 만난 박 회장은 “동종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이 상을 받아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의 집무실 벽면에는 ‘나눔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란 아너 소사이어티 핸드프린팅이 걸려 있어 회사 분위기를 대신했다.

세정은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Fnc 이랜드와 함께 국내 5대 패션기업이지만 유일하게 비(非)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박 회장은 1974년 맨손으로 창업한 뒤 38년 동안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는 고객과 대리점주, 사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분들에 대한 보답이 ‘나눔 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에 밴 그의 나눔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12월 크리스마스 때 아내(63)의 손에 이끌려 사회복지시설인 경남 밀양시 삼랑진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방문한 게 계기가 됐다.

“그 당시 회사가 과도기였지요. 도매점포를 토털패션 대리점 체제로 바꾸면서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작은 나눔부터 시작했습니다. ‘오른팔이 하는 일을 왼팔이 모르게’ 그늘진 곳에 정성을 나눴습니다. 그게 쌓여 봉사와 나눔의 역사가 된 것 같아요.”

박 회장은 2008년 부산1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현재 전국 76명 회원 중 박 회장이 총 132억 원을 기탁해 개인 기부자로는 부동의 1위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연락이 올 때까지는 저도 몰랐지요. 기부는 한 사람이 많이 하는 것보다는 우리 모두가 1000원이라도 매월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작은 기부가 희망을 만들고 또 다른 나눔으로 퍼진다면 세상이 행복질 것입니다.”

그의 ‘행복 바이러스’는 다른 곳으로 번지고 있다. 세정 임직원들은 급여우수리제도, 자선바자회, 사랑의 집 고쳐주기 등을 통해 3년째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5월에는 330억 원을 출연해 세정나눔재단도 출범시켰다. 몽골에는 매년 6000만 원씩 8년째 교육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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