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아들딸을 위해…

동아일보 입력 2010-09-03 03:00수정 2010-09-03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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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출간 서강대 왕상한 교수
“향후 모든 저서 인세 유니세프 기부”
“우리 딸과 같은 시대를 살아갈 모든 아이에게 작은 선물이나마 해주고 싶어요.”

얼마 전 ‘딸에게 쓰는 편지’라는 대중서를 출간한 서강대 법학과 왕상한 교수(47·사진)가 세상 모든 딸과 아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했다. 왕 교수는 발매 두 달 만에 1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딸에게 쓰는 편지’와 10월 출간할 두 번째 대중서 이후 발간하는 모든 책의 인세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기부한다고 2일 밝혔다.

왕 교수와 유니세프의 인연은 1990년대 초 미국 유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미국 뉴욕 주 뉴욕 시 컬럼비아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왕 교수는 우연히 TV 프로그램에서 유니세프의 활동을 접했다. 1달러짜리 약을 살 돈이 없어 죽어가는 제3세계 아이들을 돕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왕 교수는 “1달러면 내가 커피와 밥을 사먹으며 예사로 쓰던 돈인데 그 돈에 어린아이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니 충격적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얼마 뒤 우연하게도 유니세프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그해 추수감사절을 맞아 찾아간 한 미국인 교수 집에서였다. 교수 집 냉장고에 다닥다닥 붙은 사진과 편지를 보고 의아한 생각에 누구냐고 물었더니 미국인 교수는 “나의 아들딸”이라며 웃었다. 알고 보니 그 교수가 유니세프를 통해 돕고 있는 저개발국가 아이들이 보내온 사진과 감사편지였다. 깜짝 놀란 왕 교수에게 미국인 교수는 말했다. “기부란 어려운 일도 아니고 부자들만 하는 일도 아니다. 단돈 1달러라도 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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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왕 교수는 깨달음을 얻은 듯 눈앞이 밝아졌다. 집에 돌아가 당장 유니세프 후원 신청을 했다. 이후 지금까지 17년간 단 한 달도 빼먹지 않고 후원금을 보내는 열렬한 ‘기부 마니아’가 됐다. 특정 항공사 비행기를 타면 기내에서 후원금을 낼 수 있다는 말에 이미 산 비행기표를 환불하고 무리하게 바꿔 탄 적이 있을 정도.

‘딸에게 쓰는 편지’가 인기를 얻으면서 인세 수입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할 때 유니세프를 통해 돕는 수많은 아들딸이 생각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네 살, 두 살 된 딸을 둔 왕 교수는 “많은 분이 책 출간에 도움을 주셨는데 이미 그때 나만의 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아이들을 도우려면 더 열심히 책을 써야 한다”고 웃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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