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존중하는 음식 한식의 매력에 빠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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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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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사랑’ 인도네시아 스타요리사 웡소 씨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스타 요리사 윌리엄 웡소 씨는 “한식은 발효라는 매력을 잘 살린 대지를 
존중하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인도네시아의 TV 요리쇼에서 전통 한식을 6주에 걸쳐 소개했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스타 요리사 윌리엄 웡소 씨는 “한식은 발효라는 매력을 잘 살린 대지를 존중하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인도네시아의 TV 요리쇼에서 전통 한식을 6주에 걸쳐 소개했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지난해 전남 담양에서 대나무통에 담은 소주를 맛봤는데 향이 매우 인상적이더군요. 코와 입을 얼얼하게 만든 홍어회의 톡 쏘는 맛도 잊히질 않네요.”

인도네시아의 스타 요리사 윌리엄 웡소 씨(63)는 한식 얘기가 나올 때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미식가들과 함께했던 한식 투어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인터뷰 내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 미식가에게 인도네시아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롯데호텔 초청으로 지난달 31일 방한한 그는 인도네시아의 인기 TV 요리쇼인 ‘쿠킹 어드벤처’의 진행자다.

인도네시아 각지를 방문해 토속요리 전문가와 직접 요리를 해 보고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웡소 씨의 TV쇼는 3년이 넘게 이어온 프로그램이다. 외국 요리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프랑스, 예멘, 터키, 베트남 등 10여 개국을 누비며 각국의 전통요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자신의 TV쇼에 6주간 소개
印尼의 한식 관심 한단계 높여


지난해 10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한국관광명예홍보대사로 임명된 웡소 씨는 최근 자신의 TV쇼에서 6주에 걸쳐 전통 한식을 소개했다. 지난해 말 서울, 인천, 금산, 전주, 제주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특색 있는 한식 요리법을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것.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한식이라고 하면 ‘코리안 BBQ(불고기나 갈비)’를 떠올리는 것이 전부였던 인도네시아인의 한식에 대한 관심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저부터 4년 된 묵은지, 홍어회, 대통밥과 대통소주, 인삼막걸리에 매료됐습니다. 한식의 매력은 ‘대지를 존중하는 음식’이라는 점입니다. 몸에 좋은 식재료를 발효시키는 기술에 특히 주목하고 있어요.”

그는 전주비빔밥을 재해석해 고추장 대신 칠리소스를, 흰 쌀밥 대신 볶은 밥을 섞어 만든 인도네시아식 비빔밥 조리방법을 개발해 시청자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웡소 씨에게 한식 세계화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더니 “전통 조리법의 보존과 계승이 최우선”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통요리를 만드는 이들에게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내라고 다그친다고 세계화된 음식이 나오겠습니까. 전통요리의 정체성에 혼란만 줄 뿐입니다. 국경을 넘어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을 개발하는 일은 저 같은 전문 요리사의 몫이 아닐까요.”

그는 조급증도 금물이라고 했다. “한식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욕심을 부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김치나 갈비, 잡채나 비빔밥처럼 외국인에게 친숙한 한국 음식을 접할 통로를 넓혀 나가다 보면 그들도 자연스럽게 한식의 매력에 빠져들 겁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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