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칼 잘라 학비 마련하신 어머니… 부모님에 대한 효심이 삶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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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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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효행상 특별상 권오규 교수

사진 제공 삼성그룹
사진 제공 삼성그룹
“유혹에 빠질 땐 ‘어머니’라고 마음속으로 한번 외쳐보세요.”

권오규 경북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56·사진)는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부모님을 꼭 떠올릴 것을 당부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행동하면 좋은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효(孝)’를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에 나선 권 교수는 경북 상주시에서 ‘효의 전도사’로 통한다. 그는 그 선행을 인정받아 9일 삼성복지재단의 제34회 삼성효행상 특별상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장인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만난 권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식교육에만 치중돼 있다”며 “효를 바탕으로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사회가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 없이 태어나는 사람은 없는 만큼 효에 대한 교육은 누구든 공감하고 집중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가 살아온 원동력은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자식 뒷바라지에 힘써주신 부모님에 대한 효심이었다. 그는 “가난한 농부였지만 부지런하게 자식을 가르쳤던 아버지, 내 학비를 위해 머리칼을 자르고 머리에 수건을 두르셨던 어머니 덕분에 대학교수까지 됐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자신만 실천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효의 중요성을 심어 주기 위해 부지런히 뛰었다. 경북대 평생교육원에 ‘효행·우정·사랑 실천과정’을 열었다.

3, 4년 전에는 교도소의 수감자들 앞에 서기도 했다. 권 교수는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고 싶을 때 ‘어머니’를 최소 세 번 외쳐라”라고 권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수감자들은 권 교수에게 조언을 구해왔다.

방황하는 제자들에겐 “이혼한 부모님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이고 기울어진 가정형편이 일어서려면 네가 성공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결과 경북대의 제자들은 일본 도쿄대 등 해외 명문대에 진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학생으로 꼽혔던 제자가 1년 만에 자격증을 10여 개 따기도 했다. 권 교수는 인터뷰 내내 효에 대한 조언을 듣고 훌쩍 큰 제자들 자랑을 그치지 않았다. “제자들이 나도 못 들어간 해외 명문대에 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더 잘할 거예요. 이게 바로 효의 힘입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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