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데이 덕분에 ‘아빠 자리’ 찾았어요”

  • 동아일보

복지부, 매달 셋째 수요일
‘아이들과 함께하는 날’로

송왕규 씨 부부와 두 아들이 16일 세 번째 ‘패밀리데이’를 맞아 서울 중구 동국대 소강당에서 열린 ‘북아트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다. 노지현 기자
송왕규 씨 부부와 두 아들이 16일 세 번째 ‘패밀리데이’를 맞아 서울 중구 동국대 소강당에서 열린 ‘북아트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다. 노지현 기자
“요즘 우리 아이들은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가 아니라 저를 찾아요.”

직장인 송왕규 씨(38)는 매달 셋째 주 수요일에는 ‘6시 칼퇴근’이다. 윗사람 눈치도 상관없다. 칼퇴근을 하게 된 것은 3개월 전 부인의 간청 때문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패밀리데이’에 일찍 퇴근해 두 아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자는 것. 보건복지가족부가 10월 지정한 패밀리데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일찍 집에 들어가는 날이다. 자율학습이나 학원 때문에 바쁜 아이나 야근이나 술자리로 늦는 부모 모두가 이날 하루만큼은 일찍 귀가해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취지다.

송 씨 가족은 지금까지 세 번 열린 ‘패밀리데이’ 행사에 빠짐없이 출석했다. 이들은 16일 서울 중구 동국대 소강당에서 중구지역 20여 가족이 모여 ‘크리스마스 북’을 만드는 행사에 참여했다. 송 씨는 “책에 들어갈 가족사진과 편지를 오리고 붙이면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니 무척 재미있다”고 말했다.

패밀리데이로 인해 송 씨 가족에게는 작지만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 늦게 들어와서 잠깐 TV를 보다가 잠들던 아버지와 아이들 간에 서로 할 얘기가 생겼다는 점이다. 부인 유남미 씨(38)는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애들 아빠가 몰라 했는데 이렇게 함께 책을 만들고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가르쳐줘서 좋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상규 씨(46)는 “10월에는 ‘가정헌법 만들기’를 했는데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의외로 사소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세 아이가 가정헌법에 넣은 내용은 ‘아빠와 한 달에 한 번씩 배드민턴 치기’ ‘하루에 한 번 책 읽어 주기’였다. 이날 복지부 산하 전국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지역별로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 케이크 만들기, 북아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패밀리데이 행사에는 자녀들과 함께하고 싶은 아버지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역별로 열리는 구체적인 행사 내용은 건강가정지원센터 홈페이지(www.familyne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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