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성 방호장 정년퇴직…“검찰총장 15명-고검장 13명 모셔”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검찰이 법원 셋방살이에서 독립해 서울 서소문에 독립 청사를 마련한 1973년 12월부터 34년 27일 동안 청사를 지켜 왔던 서울고검 소속 오기성(59·사진) 방호장이 28일 정년퇴직했다.

오 씨는 당시 검찰청사 수위 모집 시험에 합격해 검찰에 첫발을 내디딘 이른바 ‘개청(開廳) 멤버’였다.

그는 1995년 대검 청사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으로 옮길 때까지 22년 동안 서소문청사에서, 이후에는 서초동 청사에서 12년 동안 근무했다.

오 씨가 대검에 근무할 당시 검찰총장은 13대 김치열 총장부터 27대 김기수 총장까지 15명이 바뀌었다. 서울고검으로 옮긴 뒤 바뀐 서울고검장도 김종구 고검장에서 현 박영수 고검장까지 모두 13명이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이뤄졌던 육영수 여사 시해 사건, 이철희 장영자 사기사건 등 대형 사건 수사를 지켜 본 산증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서울고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출퇴근할 때마다 후배들에게 맡기지 않고 본인이 직접 청사 현관에 나와 깍듯하게 거수경례를 하는 성실성으로 유명했다.

오 씨는 “시대 변화와 함께 검사나 검찰직원 등은 친절해졌는데 법의 권위는 약해지고 법질서는 물러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 보안을 위해 기자 출입을 봉쇄했을 때도 뻔히 얼굴을 아는 기자들이 공사 인부로 변장해 나타나 난감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특검으로 이어진 것과 관련해 “검사와 검찰직원들이 모두 밤을 새우며 일하지만 밖에서는 그렇게 생각해 주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검찰이 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