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스리요? 저만 따라 뛰세요”…페이스메이커 남궁만영 씨

  • 입력 2007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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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리가 목표라면 저를 따라오세요.”

남궁만영(39·사진) 씨는 마라톤 마스터스 사이에서 서브스리(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 최고수로 통한다. 완주만 105번 했고,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서브 스리를 국내 최다인 81번이나 했다. 최고 기록은 2시간 38분대.

그는 3월 18일 열리는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에 페이스메이커로 뛴다. 페이스메이커는 예상 기록을 적은 큰 풍선을 매달고 뛴다. 맨몸으로 뛸 때보다 거추장스럽지만 페이스메이커의 봉사 덕분에 경험이 적은 마스터스들은 자신이 목표로 한 기록을 더 쉽게 달성할 수 있다. 그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만 벌써 세 번째 페이스메이커를 맡았다.

“저는 많이 뛰어 봐서 괜찮아요. 기록에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다른 분들한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보람 있는 일이잖아요.”

등산을 즐기던 남궁 씨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1997년. 동아국제마라톤에 출전해 3시간 25분대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조금씩 마라톤의 매력에 빠지면서 그는 잘 다니던 주류 회사를 그만뒀다. 대회에 나간다고 자주 휴가를 내는 그를 회사에서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 그래서 선택한 직업이 바로 택시 운전이다. 2002년 9월에 시작한 개인택시 경력이 벌써 4년을 훌쩍 넘겼다. 남궁 씨는 요즘도 오전 5시에 일어나 3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 몸은 고되지만 다른 사람 눈치 볼 일이 없어서 좋다고.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아직 아무도 이루지 못한 서브 스리 100번을 달성하고 싶다는 남궁 씨. 아직 19번이나 남았다고 하자 “자신 있다”며 웃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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