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납금 못낸 제자 데려와 함께 살며 딸처럼 키웠죠”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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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 놓았던 딸을 데려다 키운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정말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주관한 제10회 교육현장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뽑힌 대구일중 박영숙(61·여·사진) 교사는 1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교육인적자원연수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선생님이 많은데 이 상이 내 몫인지 모르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 교사의 ‘작은 나눔 큰 사랑’이라는 수기는 25년 전 공납금을 내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자살까지 시도했던 여중생을 사랑으로 보듬은 실화.

박 교사는 대구 경북대사대부설중학교에서 2학년 담임을 맡았던 1981년 장기결석과 공납금 미납으로 제적 통보를 받은 제자를 수소문해 찾아갔다.

이 여중생은 불우한 가정 형편 때문에 자살까지 시도한 상황. 박 교사는 바로 제자를 집에 데려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주위의 오해와 가족 간의 갈등도 있었지만 박 교사의 사랑으로 제자는 대학까지 마쳐 훌륭한 사회인이자 전도사로 성장했다. 이제 박 교사는 서울에 오면 이 제자의 집에 머물면서 옛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내년 8월 정년퇴임을 앞둔 박 교사는 “38년 교직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내게 됐다”면서 “아낌없이 지원해 준 남편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교육현장 체험수기는 7월부터 두 달간 총 406편이 접수됐으며 학부모와 교사 등의 심사를 거쳐 3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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