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까지 내어주더니 이제는 신장까지 주시네요"

  • 입력 2006년 9월 28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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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까지 내어주더니 이제는 신장까지 주시네요."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이웃을 위해 50대 주부가 자신의 신장을 내놓아 감동을 주고 있다.

28일 삼성서울병원은 대전광역시 중구 정규숙(51·여) 씨가 '맞교환 이식'을 통해 자신의 신장을 박순화(48·여) 씨 제공했다고 밝혔다. '맞교환 이식'이란 직접 환자에게 신장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 조직이 일치하는 다른 환자 가족을 찾아 신장을 맞교환하는 방식.

정 씨는 15년 전 같은 교회를 다니는 만성신부전증 환자 박 씨가 정부보조금 30여만 원을 유일한 수입으로 무허가 건물에서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의 집 옥탑방을 내어주어 박 씨가 무허가 판자건물에서 나오도록 했던 정 씨는 3년 전에는 거동을 못 할 정도로 박 씨의 병세가 악화되자 신장까지 내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정씨는 B형, 박씨는 A형으로 혈액형부터 달라 신장 이식이 불가능했다.

이런 중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정 씨와 박 씨에게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 중인 김모(44) 씨 부부를 소개해 정 씨가 김 씨에게, 김 씨 부인이 박 씨에게 각각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게 했다.

신장을 기증받은 박 씨는 "평소에도 도움을 많이 주셨는데 가족도 아닌 저를 위해 선뜻 신장을 기증해주셔서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 씨는 "깊은 신앙심으로 서로간의 믿음이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신장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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