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해커 “이젠 IT왕”…한때 금융사 해킹 3000만원 빼내

  • 입력 2005년 9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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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해킹으로 컴퓨터와 인연을 맺었지만 앞으로는 컴퓨터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SDS 멀티캠퍼스에서 열린 ‘제10회 전국 소년보호 교육기관 정보기술(IT) 경진대회’에서는 해킹으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빼내다 적발된 ‘소년 해커’ 문모(18) 군이 최고상인 으뜸상을 수상했다.

28일 행사 후원사인 삼성SDS에 따르면 문 군은 지난해 3개 해킹을 통해 3개 금융회사에서 3000만 원가량을 빼돌려 소년원학교에서 2년간 보호처분을 받았다.

그가 달라진 건 소년원 컴퓨터 특별활동반에 들고 난 뒤. 지난해까지 문 군은 컴퓨터가 주는 재미는 해킹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특별활동을 통해 컴퓨터 게임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 것이다.

문 군은 그동안 직접 즐기는 재미가 게임의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특별활동을 통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게임 속 등장인물과 배경 디자인에 쓰이는 그림 편집 작업을 배우며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됐다.

이후 그는 한 달 반 동안 매일 7시간씩 컴퓨터 공부에 매달렸다. 1년 만에 관련 자격증 4개를 따고 이번 대회에서 으뜸상을 받게 된 건 이런 노력의 결과였다.

문 군은 “내가 소년원학교에 들어갈 때 집에 있던 컴퓨터를 없애버렸던 부모님께 으뜸상 수상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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