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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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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판 삼국유사는 10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국제도서박람회에 한국을 대표하는 책 가운데 한 권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번역을 맡은 독일 바이에른 주 레겐스부르크대 한국어문학과 베커스 김(김영자·66) 교수는 6일 “함부르크 에베(EB)출판사에서 10일경 출판된다”며 “고려대에 있는 조선 중기 정덕본(正德本)을 완역했다”고 말했다.
▶본보 2004년 4월 1일 A23면 참조
‘일연-삼국유사, 한국 삼국의 신화와 이적(異蹟)’이라는 제목의 독일어판은 가로 16cm, 세로 23cm 크기에 464쪽으로, 가격은 25유로(약 3만5000원)로 정해졌다. 초판은 1000부가량 펴낼 예정.
김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독일 뮌헨국립전문대 라이너 치머만(54·철학박사) 교수와 함께 번역했다.
그는 2003년 한국에 왔다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마무리한 곳으로 알려진 경북 군위군 인각사에서 영인본을 펴냈다는 본보 기사(2003년 8월 5일 A20면)를 접하고 번역을 시작했다.
한국 고유의 역사성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 선(禪) 사상은 영어권에 널리 알려진 ‘ZEN’ 대신 ‘SEON’을 사용했으며, 사찰도 ‘템플’ 대신 ‘불교수도원’으로, ‘왕조’도 ‘왕국’으로 표현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독일사회에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한국문화의 자존심을 생각하며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며 “유럽사회에 한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역사책이 나온 것 같아 후련하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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