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식정구 여걸 최용순, 금융노조 선거 출사

  • 입력 2005년 1월 12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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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여자 연식정구 세계무대를 호령했던 챔피언이 한국노총의 핵심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새 집행부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농협중앙회 인천 가좌지점 차장대우로 일하는 최용순(崔龍順·50·여·사진) 씨. 최 씨는 19일 조합원 8만5000여 명이 전자투표로 뽑는 금융노조 제3대 집행부 선거에 수석 부위원장으로 출마한다.

최 씨는 인천여상에 다니던 1973년부터 77년까지 연식정구 국가대표를 지내며 75년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굵직한 4개의 국제대회를 석권한 당대의 1인자였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고 적(籍)만 걸어뒀던 농협의 행원으로 제2의 삶을 살게 됐다. 꼼꼼하고 성실한 근무자세를 인정받아 1984년에는 자회사 농협카드를 만들 때는 창립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다시 농협중앙회를 옮겨와 근무하던 중 여성 근로자들이 같은 일을 하고도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을 알고는 노동운동에 투신, 96년에는 농협노조 처음으로 치러진 직접선거에서 수석 부위원장에 당선돼 노동운동가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됐다. 98년에는 남녀 고용평등 실현에 애쓴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최 씨는 "사회나 직장에서 약자인 비정규직의 힘을 모으기 위해 비정규직의 조직화에 우선 힘쓰겠다"며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이를 악물고 네트 너머로 공을 넘기던 때를 돌이키며 이겨내겠다"고 말했다.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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