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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9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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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에서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이씨는 21일 미국 보스턴시에서 열리는 제107회 보스턴 세계마라톤대회 풀코스(42.195㎞)에 도전하기 위해 18일 오후 6시 출국한다.
그는 “죽을 생각으로 시작한 마라톤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목표인 3시간25분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씨가 처음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2000년 8월경. 호텔이 경영난으로 남의 손에 넘어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평소 그를 괴롭혀 오던 당뇨병까지 악화됐다. 게다가 심근경색 등 합병증까지 생겨 발가락이 마비돼 절단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래서 이씨는 ‘차라리 뛰다가 죽겠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러나 마라톤은 이씨의 병에 더할 나위 없는 ‘처방’이 됐다. 처음에는 200m를 뛰는 것도 힘들었으나 마라톤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청주에서 열린 동양마라톤 10㎞를 완주했고 2001년 9월 충주마라톤대회에서 처음으로 풀코스를 4시간13분18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지금까지 4번이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으며 최고 기록은 지난해 10월 춘천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30분12초. 이 기록으로 이번 보스턴 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한 그는 요즘 하루 11∼14㎞씩, 1주일에 100㎞를 달리는 맹훈련을 하고 있다. 그 사이 매각했던 호텔도 다시 찾았다.이씨는 “마라톤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거리를 뛸 수 있는 정직한 운동”이라며 “건강을 회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끔 도와준 마라톤에 흠뻑 빠져 있다”고 말했다. 진천=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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