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에는 부친 박정기(朴正基)씨와 박형규(朴亨圭)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 한상범(韓相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진관(眞寬) 스님과 전국민족민주 유가족·민주화 실천가족 협의회 등 재야단체 회원 1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박씨가 숨질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이었던 최환(崔桓) 변호사는 이날 추모제에 나와 “87년 1월14일 오후 7시반경 남영동 대공분실의 경찰 간부들이 나를 찾아와 박씨의 시신을 화장해야 한다며 지휘를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박씨가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고 쓰러져 쇼크사했다’는 경찰의 보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다음날 정식 변사 사건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며 “이 지시를 내린 뒤 검찰 내외부에서 ‘왜 화장을 못하게 하느냐’는 압력성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16년 동안 묻어둔 일을 털어놓는 것은 지난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고문으로 숨진 것을 보고 더 이상 검찰과 경찰에 의한 고문치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99년 검찰을 나와 변호사 개업을 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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