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박진우군, 간경화증 아버지에 간이식

  • 입력 2002년 9월 13일 01시 28분


수능을 앞두고 아버지 백경철씨에게 간을 떼어주는 수술을 받은 준우군과 아버지가 12일 오후 병실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연합
수능을 앞두고 아버지 백경철씨에게 간을 떼어주는 수술을 받은 준우군과 아버지가 12일 오후 병실에서 만나 활짝 웃고 있다.연합
고3 수험생이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수능시험을 포기하고 간이식수술을 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2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백진우군(17·경기고)은 3일 이 병원 일반외과에서 만성간경화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 백병철씨(52)를 위해 12시간에 걸친 간이식수술을 받았다.

1995년 말부터 이 병을 앓아온 백씨는 올 초 ‘간이식을 해야 살 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건강한 진우군이 간을 이식하기로 결정했다. 진우군은 수능이 끝난 뒤인 11월 말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하지만 7월 말부터 백씨가 토혈(吐血)을 시작했고 혼수상태에까지 빠지자 진우군은 3일 수술대에 올랐다. 병원측은 “간이식이 빨리 이뤄지지 않았다면 사망할 가능성이 60∼70%였을 것”이라며 “백씨는 석달 후에 퇴원하고 진우군은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진우군은 “퇴원 후 가급적 수능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지만 그보다는 아버지의 건강 회복이 우선”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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