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7명 유럽 최고봉 올랐다

  • 입력 2002년 8월 28일 18시 06분


엘브루스 정복에 성공한 한국 여성등반대원들이 귀국에 앞서 모스크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기현기자
엘브루스 정복에 성공한 한국 여성등반대원들이 귀국에 앞서 모스크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기현기자
한국 여성들이 유럽 최고봉에 올랐다.

기형희 대장(46) 등 7명의 한국여성산악회 소속 원정대는 23, 24일에 거쳐 러시아 남부 카프카스산맥 엘브루스봉(峰)의 동봉(5621m)과 서봉(5642m)을 차례로 정복했다고 알려왔다.

여성으로만 구성된 한국 등정대의 해외원정은 82년 매킨리와 93년 에베레스트 원정에 이어 3번째. 이번 엘브루스 정복은 5월 창립된 한국여성산악회의 첫 해외원정이다.

82년 히말라야 람중히말봉에 올라 한국 여성 산악 등정사를 새로 썼던 기씨는 “엘브루스는 산세가 험하지는 않았지만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와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93년 에베레스트 등반에 참여했던 오은선씨는 이번 원정에서 동봉과 서봉을 모두 등정하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비슷한 시간에 정상 공격에 나섰던 독일과 러시아의 남성 등반대는 정상 도전에 실패해 현지 베이스 캠프에선 한국 여성의 강인함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원들은 “여성만의 원정대여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남성들 틈에 끼어서 가는 것보다 오히려 편했다”고 말했다.

엘브루스는 해발 4000m가 넘는 험준한 산맥이 1만㎞에 걸쳐 뻗어 있는 카프카스산맥의 주봉. 구 소련 시절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한국 등반대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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