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복무위해 남아공서 달려왔습니다"

  • 입력 2002년 7월 31일 18시 44분


해외 영주권을 포기하고 자원입대한 김원근씨 - 사진제공 국방부
해외 영주권을 포기하고 자원입대한 김원근씨 - 사진제공 국방부
“군 복무는 우리나라 젊은이의 의무이자 당연한 ‘권리’라는 부친의 말씀을 듣고 주저 없이 입대를 결심했습니다.”

지난달부터 육군 봉화부대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김원근(金元根·23)씨의 말이다. 김씨는 굳이 이런 고된 신병훈련을 받지 않아도 되는 신분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자영업에 종사하는 부모님을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을 간 김씨는 현지에서 중고교를 마친 뒤 입대 전까지 한국 관련 통역일을 했다.

11월이면 시민권을 취득, 병역 면제도 가능하지만 그는 이미 취득했던 영주권까지 포기한 뒤 지난달 초 귀국길에 올랐다.

“수시로 한국 서적을 빌려다 주시거나 집에선 한국말만 쓰도록 하신 아버님 덕분에 고국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죠.”

김씨가 자원입대를 결심한 것은 이런 아버지의 권유 때문.

김씨는 덕분에 고된 훈련을 견디게 해준 동료들의 우정과 고국에서 확인한 월드컵 대회의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3일 훈련 수료를 앞둔 김씨는 “단 한번도 입대 결정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며 “부모님과 여자친구에게 하루빨리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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