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재단 운영-지역사회 헌신 장충석 세무사

  • 입력 2002년 4월 15일 18시 18분


“내세울 만한 일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과분합니다.”

경남 진주시 칠암동에서 개업중인세무사 장충석(張忠錫·80)씨. 그는 정부가 선정한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에 뽑혀 15일 오전 경상대학교 박충생(朴忠生) 총장으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전달받은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형편이 나은 사람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

평소 자가용 없이 걸어서 출퇴근 할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해온 장씨는 91년말 5억원의 기금으로 자신의 호를 딴 ‘추담(楸潭)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수익으로 경상대와 진주산업대, 진주교육대 학생 20여명에게 매년 25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교수들의 연구비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무주택 소년소녀 가장도 돕는다.

99년에는 자신의 시신과 장기를 경상대 의과대학에 기증하기로 서약했다. 그는 지역 사회발전을 위해 20여개 단체에서 자문위원이나 고문 등으로 활동한 공로가 인정돼 지난해 9월 ‘제 1회 진주시민상’을 받았다.

경남 하동출신인 장씨는 초등학교 교사와 세무공무원을 거쳐 62년부터 세무사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낀 점들을 수록한 ‘여창(旅窓)에 비친 남미대륙’과 경영관련 명언을 담은 ‘삶의 지평’ 등 2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어릴적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걸식하는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풀던 어머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팔순의 현직’인 장씨는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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