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화제의 당선자]종로 이종찬 무너뜨린 정인봉

  • 입력 2000년 4월 14일 00시 56분


“존경하는 종로의 어르신님, 형제자매님. 제가 태어난 곳에서 버림받는 것만큼 비참한 것은 없습니다.”

서울의 중심 종로에서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이종찬(李鍾贊)후보를 물리친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당선자의 선거전략의 핵심은 동정심 유발이었다.

13, 14대 총선과 98년 7·21 재보선에 나와 3번이나 떨어진 정후보는 선거 홍보물을 통해 “98년 선거를 끝내고 눈물은 스스로 솟아오른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노골적으로 누선(淚腺)을 자극했다.

여권의 거물 후보를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동정심 유발작전으로 나가는 게 주효할 것이란 정후보 진영의 판단은 결국 적중한 셈.

물론 정당선자가 종로 지역구를 떠나지 않고 3번의 선거를 통해 1만5000표 안팎의 고정표를 확보한 점, 이후보가 총선연대의 집중 낙선대상 후보로 지목된 점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듯하다.

경기고 서울대법대 출신의 정당선자는 고교 대학선배인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세풍 총풍으로 곤욕을 치를 때 담당 변호사로 궂은 일을 도맡는 등 충성심을 보여왔다. 정당선자는 “의정활동과 당내활동을 통해 그동안 갈고 닦아 온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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