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士 남미영 생도, 사관학교 첫 여성 대대장

  • 입력 2000년 1월 14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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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공군에 필요한 혁신적 리더십을 갖추고 특히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배려로 대대원을 이끌겠습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틀어 처음으로 여자 대대장 생도가 된 남미영(南美英·22·공사49기)씨는 97년 금녀(禁女)의 벽을 깨고 입학한 뒤 여생도로서 고생한데 대한 보람을 이제야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15일 충북 청주의 공사 연병장에서 열리는 ‘생도 자치제 지휘권 이양식’이 끝난 뒤부터 남씨는 대대장 생도로서 400여명의 대대원에 대해 업무지도 지휘통솔 생활감독을 담당하게 된다.

공사는 4학년중에서 전대장 생도(1명)와 대대장 생도(2명)를 뽑아 자치권을 행사토록 하고 있는데 전대장이나 대대장 생도는 학업성적과 내무생활이 우수해야 한다. 남씨는 학업과 공수낙하 등 교육훈련 성적이 상위 10% 안에 든다는 게 공사측의 설명.

남씨는 “매달 32㎞를 달리는 구보 때마다 낙오자가 몇 명 나왔지만 여자라고 결코 뒤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무사히 통과했다”며 “앞으로 대대장 생도로서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정신을 생도대에 불어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라매를 꿈꾸는 여학생들에 대해 남씨는 “멋진 제복과 푸른 하늘에 대한 동경보다는 ‘군인’이 된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남씨를 대대장 생도로 추천한 생도대 중대장 조규면(曺圭勉·공사36기)소령은 “학업의욕이 남달리 강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성격 또한 적극적이라 첫 여성 대대장 생도로서 남다른 지휘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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