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89년식 포니 픽업트럭으로 국토종단 임기상씨

  • 입력 1999년 9월 29일 18시 40분


“10∼20년이 넘은 국산차도 성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실제주행을 통해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내달 1일 89년식 현대 포니 픽업트럭을 타고 ‘고령차 국토일주’에 나서는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대표 임기상(林奇相·41)씨가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말했다.

임씨는 5명의 회원과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서울을 출발해 전남 해남,부산,강릉,춘천 등을 거쳐 다시 서울로 복귀하는 총연장 3000㎞의 코스를 논스톱으로 돌아온다는 계획.

임씨의 이번 국토일주에는 86년식 기아 봉고 12인승 승합차,89년식 대우 에스페로 등 10년 이상 주행한 5대의 ‘고령차’들도 동행한다.

이번 행사는 옷 갈아입듯 승용차를 새 것으로 바꾸기 좋아하는 잘못된 승용차 문화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임씨는 설명한다.

임씨는 “국내에서 승용차의 교체주기는 3년8개월에 불과해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며 “특히 일본과 비교할 때 매년 738만대 가량의 승용차가 조기 폐차됨으로써 매년 9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중고차 사랑’은 남다르다.이번 정기국회에 중고차에 대해 자동차세를 감면해줄 것을 요구하는 입법청원을 제출하는가 하면 이달 초에는 재정경제부에 자동차 단종부품의 공급기간을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3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활발히 활동중인 임씨는 “국내의 경우 10년 이상된 승용차가 전체의 2%인데 반해 프랑스는 31%에 이른다”며 “평소 사전점검과 정비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누구나 20년 넘는 ‘애마’(愛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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