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파이낸스 김석원회장, 사채업 호화생활

  • 입력 1999년 9월 17일 19시 39분


치밀한 수법으로 거액을 빼돌린 뒤 싱가포르로 달아난 청구파이낸스 김석원(金錫元·34)회장과 김석인(金錫仁·32)사장 형제는 사채업으로 큰 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기장군 출신인 김회장은 83년 J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에 실패한 뒤 86년부터 한동안 일본을 오가며 ‘보따리 무역’을 했다.

그 후 운수업을 하던 아버지가 숨지자 재산을 정리해 94년 부산 수영구에 ‘화신기획’이라는 사무실을 차리고 수영로터리 일대 상인들을 대상으로 사채업을 시작했다.

이혼 경력이 있는 그는 최근까지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 신시가지 아파트에서 미인대회 입상자와 동거하면서 벤츠승용차와 대형 외제벤을 타고 다녔고 호화 요트까지 건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생 석인씨는 B공고 출신으로 올 6월 결혼한 뒤 형과 같은 해운대 신시가지에 살아왔다.

이들은 97년 11월 자본금 30억원으로 청구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이들은 연간 25∼28%의 높은 배당금을 주겠다고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펴 투자자를 유치, 자본금을 100억원으로 늘리는 등 외형상 삼부파이낸스사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큰 파이낸스사를 만들었다.

이들은 또 단기간에 계열사를 11개로 늘리는 등 문어발식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김회장은 지난해부터 모기업인 청구파이낸스를 동생에게 맡기고 자신은 계열사를 통괄 관리하는 청구상사그룹 회장이 됐다.

특히 김회장은 지난해 7월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열린 할인점 ‘청구마트’ 기공식 때 여야 국회의원 등을 대거 초청해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씨 형제는 투자자들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린이축구교실 행사를 갖고 사회체육교육원을 여는 등 사회활동도 벌였다.

〈부산〓조용휘·석동빈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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