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씨 누구?]첫 민선 제주지사 역임…'불도저'별명

  • 입력 1999년 8월 13일 01시 15분


12일밤 국회에서 할복한 신구범(愼久範·57)축협중앙회장은 박순용(朴順龍)전축협회장이 조합원들의 불신임을 받아 해임된 뒤 7월 9일 농협과의 통합을 앞두고 당선됐다.

42년 제주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를 4학년까지 다니다 중퇴하고 1년만인 66년 독학으로 행정고시 5회에 합격해 제주도 기획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옛 농림수산부로 자리를 옮겨 축산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낸 뒤 93년 관선 제주도지사로 임명됐으며 95년에는 첫 민선 제주지사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한번 결심한 일은 반드시 해낸다는 적극성으로 공무원시절부터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주변에선 ‘불도저’같은 ‘싸움닭’체질이란 소리도 나왔다.

98년 제주지사에서 물러난 뒤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의 공금을 선거자금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로 대검의 수사대상에 오르자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지사재직 시절 정력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평가와 함께 ‘독선’‘독주’라는 비판을 들은 끝에 지난해 지사 선거에서 낙선했다.

이번 축협중앙회장 선거때는 “협동조합통합 논란으로 어려움에 빠진 축산농가들을 돕기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강조하는 소신을 보였다. 축협회장에 당선된 후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을 찾아가 출마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자신을 ‘국민회의 정권에서 핍박받은 사람’으로 소개하다 부하직원이었던 김동태(金東泰)차관이 제지하자 대놓고 면박을 준 일로 과천 공무원들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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