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9단 최규병씨『입신 과분합니다』

  • 입력 1999년 3월 2일 19시 39분


“입신(入神)이라니요? 과분합니다. 바둑을 더 알고 싶을 뿐입니다.”

최규병8단(36)이 지난달 75회 상반기 승단대회에서 9단으로 승단했다.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로 18번째 9단이 된 그의 소감이다. “한동안 바둑을 떠났던 까닭에 바둑성적에 관해 큰 욕심을 낸 적이 없습니다.”

전북 부안출신인 그는 조남철9단을 외종조부로 두었다. 조치훈9단이 외삼촌이며 이성재5단과는 외사촌간인 바둑집안이다. 그는 열두살 때 입단, 유망주로 꼽혔지만 이후 대학을 마칠 때까지 바둑계를 떠났던 까닭에 84년에야 2단이 됐다. 그 뒤로 순조롭게 승단을 거듭해 입단 24년만에 9단에 올랐다.

전투적인 기풍으로 수읽기와 형세판단에 탁월하나 입단 후배인 이창호9단과 유창혁9단에 추월당해 94년 박카스배 준우승이 이제까지 거둔 최고 성적. 후배양성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중학교 1년생으로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네번이나 우승한 아마추어 강자 박영훈군을 프로에 입단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앞으로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바둑실력을 늘리고 싶습니다.” 그는 결혼 2년여 만에 태어나게 된 아이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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