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代 「간암할머니」, 20억재산 한양대 『쾌척』

  • 입력 1998년 9월 28일 19시 23분


2남1녀의 자식을 모두 잃고 며느리와 함께 살아오던 70대 간암환자 할머니가 28일 20억여원의 재산을 한양대에 기탁했다.

현재 한양대병원에서 간암의 고통과 싸우고 있는 김치덕(金致德·73)할머니.

김할머니가 이날 기증한 재산은 30여년동안 식당과 목욕탕 등을 경영하며 한푼두푼 모아 사둔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2백40평 대지(시가 20억여원 상당).

김할머니는 맡긴 재산의 40%(8억원 상당)는 큰아들 김시백(金時伯)씨의 이름을 딴 장학기금을 마련, 의대생들을 위해 사용토록 했다. 74년 이 학교 의대에 진학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의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96년 지병으로 사망한 큰아들의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나머지 재산으로는 10여년전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둘째아들(응백)과 막내 딸(선희)의 이름을 한 자씩 딴 ‘응선 장학회’를 설립, 일반대 재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이도록 했다.

김할머니는 “내 자식에게 물려주지 못한 재산을 다른 학생들의 교육비로 쓰게 돼 평생의 한을 풀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며느리 원민옥(元珉玉·41)씨도 “어머님이 오래전부터 ‘이 돈을 좋은 일에 쓰겠다’며 기증의사를 밝혀왔다”며 “어머님의 뜻에 흔쾌히 따랐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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