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양대병원에서 간암의 고통과 싸우고 있는 김치덕(金致德·73)할머니.
김할머니가 이날 기증한 재산은 30여년동안 식당과 목욕탕 등을 경영하며 한푼두푼 모아 사둔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2백40평 대지(시가 20억여원 상당).
김할머니는 맡긴 재산의 40%(8억원 상당)는 큰아들 김시백(金時伯)씨의 이름을 딴 장학기금을 마련, 의대생들을 위해 사용토록 했다. 74년 이 학교 의대에 진학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의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96년 지병으로 사망한 큰아들의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나머지 재산으로는 10여년전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둘째아들(응백)과 막내 딸(선희)의 이름을 한 자씩 딴 ‘응선 장학회’를 설립, 일반대 재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이도록 했다.
김할머니는 “내 자식에게 물려주지 못한 재산을 다른 학생들의 교육비로 쓰게 돼 평생의 한을 풀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며느리 원민옥(元珉玉·41)씨도 “어머님이 오래전부터 ‘이 돈을 좋은 일에 쓰겠다’며 기증의사를 밝혀왔다”며 “어머님의 뜻에 흔쾌히 따랐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