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금 칠만이천원」의 주인공 성신제사장 성공스토리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누구나 창업을 할 때는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실패는 한 순간에 찾아오고…. 재기에 나서도 보지만 다시 일어서는 것은 첫 시작보다 몇 배나 힘든 일.

명동 ‘성신제피자’의 성신제(成信濟·50)사장. 그는 ‘성공→실패→재기’의 전형적인 길을 걷고 있는 사업가. 84년 ‘피자헛’의 국내 총판권을 따내 한 때 전국 52개 점포를 경영하기도 했던 그는 93년 시작한 장작구이 치킨점 ‘케니 로저스’ 체인사업이 작년 11월 부도를 맞는 바람에 한순간에 모든 것을 날렸다. 지난달 개점한 ‘성신제피자’는 그의 재기의 첫걸음.

95년 ‘창업자금 칠만이천원’이라는 책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던 그의 사업인생을 통해 ‘실패의 원인’과 ‘재기의 비결’을 살펴본다.

▼물 묻히기 싫어하면 실패한다〓성사장은 ‘케니 로저스’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 자신의 ‘나태함’을 꼽았다. ‘피자헛’을 처음 시작할 때는 체인점 장소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식기구입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썼지만 ‘케니 로저스’를 할 때는 ‘내가 그런 것까지…’ 라며 뒷짐을 진게 ‘화근’이었다는 것. 지금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밀가루 반죽까지 직접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업종은 철저히 소비자 위주로〓성사장이 기름에 튀기지 않는 조리법을 특징으로 하는 ‘케니 로저스’를 시작한 것은 당시 미국에서 맛보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 성사장은 “한국인은 아직까지는 맛을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간과한게 패착”이라고 털어놨다.

▼재기의 시작은 과거를 잊는 것부터〓“내가 왕년에” “잘 나갈 때가 엊그제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루 빨리 잊어야 한다고 성사장은 충고한다.

성사장은 부도가 나자 잠시 방황을 했지만 곧바로 과거를 접고 재기의 길에 나서 올 2월 창업자금을 빌리는데 성공했다.

▼좋은 인간관계는 가장 큰 재산〓빈털털이가 된 성사장을 믿고 40만달러를 빌려준 사람은 성사장이 80년대초반 오퍼상을 할 때 거래했던 미국 오퍼상들. 그는 “88년에 오퍼상을 그만뒀지만 그 뒤로도 계속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그들과 거래할 때 내 경쟁회사에 더 좋은 조건의 물건이 있으면 바이어들을 그쪽으로 소개해주는 등 믿음을 쌓은게 친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힘들수록 생각은 긍정적으로〓성사장은 요즘 “나이를 더 먹기 전에 이같은 시련이 온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지낸다. 그런 긍정적인 사고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맛’을 개발하는 노력에 밑바탕이 됐다.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서면 당당해져라〓투자가들은 처음 성사장에게 돈을 빌려줄 때 미국계 브랜드를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성사장은 “내 이름을 걸고하는 만큼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말로 그들을 설득, ‘성신제피자’라는 고유 브랜드를 사용하는데 동의를 얻어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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