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서세영씨,어려운 이웃찾아 20년째 「이발봉사」

  • 입력 1998년 3월 16일 09시 30분


“배운 게 이발기술밖에 없지만 ‘가위손’으로도 얼마든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인천 계양구 작전2동 성원이발관 주인 서세영(徐世英·41)씨.

그는 정기휴일인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만 되면 어김없이 가위 면도기 빗 등 이발도구를 챙겨들고 이발소를 나선다. 노인정 고아원 나환자촌이나 소년소녀가장, 혼자사는 노인 등 불우이웃을 찾아 ‘이발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서씨는 78년부터 20년째 이들을 찾아가 머리를 깎아주고 말벗이 돼 왔다.

지금까지 서씨의 ‘가위손’을 거쳐간 사람은 1만5천여명.

그의 봉사활동은 화요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날에도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 또 해마다 어린이날에는 고교생까지 무료로 머리를 깎아준다.

동네에서 소문난 이른바 비행청소년이 찾아오면 이발을 해주면서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들려주기도 한다. 일종의 선도활동인 셈이다. 그래서 서씨의 이발관은 동네 휴식장소가 돼버렸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찌감치 학업을 중단하고 이발기술을 배웠다는 서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이발봉사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작은 일이지만 나로서는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546―0615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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