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단배식/각당 표정]국민회의 『뭔가 보여주자』활기

  • 입력 1998년 1월 2일 20시 41분


각 정당은 1일 일제히 단배식을 갖고 새해의 각오를 다졌다. 헌정사상 첫 정권교체를 앞둔 탓인지 이날 단배식에도 여야가 뒤바뀐 분위기가 물씬했다. ○…국민회의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사무처 요원 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비집권당으로서 첫 단배식을 가졌다. 이날 단배식은 과거 어느 해보다 활기가 넘쳤으며 참석자들은 “새 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과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주자”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김상현(金相賢)의원 김영배(金令培)국회부의장 이종찬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은 인사말을 통해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을 중심으로 국난을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국민회의 당직자들은 단배식 후 동작동 국립묘지와 수유리 4.19묘지를 참배했다. 김차기대통령은 단배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서울 근교에서 휴식을 취하며 신년 정국구상에 몰두했다. 한편 조총재권한대행, 한광옥(韓光玉) 정대철(鄭大哲)부총재 등 당지도부 인사들의 자택에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세배객이 몰려들어 변화한 위상을 실감케 했다. 강북삼성병원에 입원중인 권노갑(權魯甲)전부총재는 내방객이 줄을 잇자 입원실문에 ‘면회사절’이라고 써 붙이기도 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아침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곧바로 당사로 돌아와 단배식을 가졌다. 두 총재는 단배식에서 서로 “박총재를 중심으로” “김명예총재를 중심으로”를 강조하며 새해 보궐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당의 단합을 역설했다. 김명예총재는 “어떤 경우에도 당내에서 잡음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고, 박총재도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도 총력을 다하듯 그런 자세로 일하자”고 말했다. 김명예총재와 박총재는 이날부터 4일까지 각각 서울 인근과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연휴를 보냈으나 하객은 받지 않았다. 대신 김용환(金龍煥) 한영수(韓英洙)부총재, 이태섭(李台燮)정책위의장 등 당 중진의원들의 자택에는 하례객이 줄을 이었다.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단배식에는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과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 조순(趙淳)총재 이한동(李漢東)대표 김윤환(金潤煥) 김덕룡(金德龍)의원 이기택(李基澤)전의원을 비롯한 4백여명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과 당직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명예총재는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어떤 지향점을 갖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정국은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조총재는 “당의 체질을 과감히 개선하고 정책 정당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비절감을 이유로 이날 단배식에는 시루떡이나 냉주 등을 전혀 준비하지 않아 “과거 어떤 야당도 이렇게는 안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또 일부 중진의원들은 이명예총재와 조총재가 훈시만 하고 단배식을 끝낸데 대해 “우리가 무슨 초등학생인줄 아느냐”며 “그것이 더 기분 나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명예총재와 조총재는 이날 각각 신당동과 봉천동 자택에서 하객을 맞았다. 이대표는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찾아 인사를 한 뒤 2일까지 서울 근교에서 휴식을 취했다. ○…국민신당도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이만섭(李萬燮)총재, 이인제(李仁濟) 박찬종(朴燦鍾)고문, 서석재(徐錫宰) 장을병(張乙炳)최고위원 등 당직자와 사무처요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배식을 가졌다. 이총재는 “새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비판할 것은 준엄히 비판하겠다”고 말했고, 이인제고문은 “5월에 실시될 지방선거를 철저히 준비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고문의 부인 김은숙(金銀淑)씨가 집에서 준비해온 3백여 그릇의 떡국과 부침개 등으로 아침을 들었다. 〈박제균·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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