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 빛을』…고합그룹 장치혁회장「남몰래」선행

  • 입력 1997년 12월 24일 20시 13분


고합(高合)그룹 장치혁(張致赫·65)회장이 성남 신광교회 이명중(李明中·50)목사와 2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오며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시각장애인을 돌 본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70년대 말 이목사는 경기 웅진군 연평도에서 해군 군목(軍牧)으로 복무하며 섬마을 청소년을 교회에 불러모아 야학을 운영했다. 서울 영락교회를 다니던 장회장은 우연히 교회 목사로부터 「연평도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곧바로 이목사에게 편지를 띄웠다. 대기업회장에게서 『도와주고 싶다』는 뜻밖의 연락을 받은 이목사는 서울로 올라가 감사의 인사를 했고 장회장은 섬마을 야학생을 위해 책과 책상을 보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목사가 제대한 뒤에도 장회장의 도움은 계속됐다. 이목사가 경기 성남시 은행동 판자촌에서 움막생활을 하는 시각장애인 20여가구를 돌보며 선교활동을 펴자 장회장은 매달 가구당 20㎏짜리 쌀을 보냈고 장애인 자녀에겐 장학금을 지급했다. 장회장은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시각장애인가정의 허름한 비닐하우스를 직접 방문, 선물을 나눠주고 함께 앉아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80년대 말 경기 용인군 모현면 매산리에 주민의 반대와 경제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 시각장애인촌 「소망의 집」을 세울 때도 장회장은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3일에도 장회장은 변함없이 가족과 함께 「소망의 집」을 방문, 이불 쌀 등 한아름의 「성탄선물」을 했다. 20년 넘게 베풀어온 장회장의 이같은 선행은 그룹내 몇몇 핵심중역만이 알고 있을 정도로 대외비로 부쳐졌다. 「소망의 집」 자치회장 조봉옥(趙鳳玉·57)씨는 『장회장께서 늘상 「어려운 당신들을 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큰 은혜를 입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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