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군소후보가 걸어온 길/권영길 후보]

  • 입력 1997년 11월 27일 20시 04분


「국민승리 21」의 권영길(權永吉·56)후보는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서 평범한 농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탓에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작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부산으로 유학, 경남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교시절에는 운동화 대신 줄곧 군화 한 켤레만 신고 다녀 「똥구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할아버지인 권양호(작고)씨다. 이름없는 촌부였지만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였던 조부의 영향으로 소년 권후보의 꿈은 농촌계몽운동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부랑아를 가르치는 야학활동을 시작했고 서울대 농대에 진학한 후에도 계속됐다. 군복무를 마친 뒤에도 농민운동을 위한 서클을 만들어 봉사활동과 교육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가 기자 직업을 택했던 것도 사회운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71년 서울신문에 입사한 그는 79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특파원으로서 7년동안 프랑스에서 지냈다. 그는 이 기간에 프랑스 대학생들과 노동자가 힘을 합쳐 드골정권에 저항했던 「68년 혁명」에 대해 연구했고 노동자의 역할과 힘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됐다. 그는 88년 귀국한 뒤 서울신문노조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마흔 일곱의 나이에 수배 해고 투옥을 거듭하는 노동운동가로 변신했다. 그후 언론노련 위원장과 사무전문직 노조협의체인 전국업종노동조합회의 의장,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 공동대표를 거쳐 95년11월 전국민주노조총연맹의 창립을 주도, 위원장으로 일해오고 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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