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 첫 대출담보는 『당나귀』…「조흥銀백년」책 펴내

  • 입력 1997년 11월 5일 20시 14분


올해 창립 1백주년을 맞은 조흥은행은 창립후 지금까지의 비사와 일화 등을 묶어 「조흥백년 숨은 이야기」라는 책을 5일 펴냈다. ▼담보에 얽힌 얘기〓조흥은행은 1백년전 대구에서 서울로 물건을 사러온 상인에게 당나귀를 담보로 잡고 첫 대출을 했는데 결국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 임원 한명이 당나귀를 「업무용」으로 타고 다녔다. 광복후 농사일에 어두운 은행원들이 왼손잡이가 쓰는 왼낫과 왼호미를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줬다가 처분을 못해 혼났다. ▼배보다 배꼽이 큰 송금〓1900년대초 한 외국인이 30달러를 현금으로 바꾸어 지방으로의 송금을 요청했다. 30달러를 한국돈으로 바꾸니 동전으로 2만4천푼이 됐고 은행측은 말 두 마리와 6명의 운반인을 동원, 송금했다. ▼시대별 은행지점 풍경〓20년대 동대문지점의 지배인은 사환에게 양말을 빨게 하고 지배인실에서 발을 닦았다. 점심시간에는 하녀가 집에서 밥을 가져왔으며 반주까지 얼큰하게 마셨다. 70년대 중반 냉방시설이 갖춰진 곳에 김천지점이 들어섰는데 『삼복더위에 문을 닫아놓는다』고 불평하며 은행문을 들어서는 고객도 있었다고. 이밖에 이승만(李承晩)전대통령의 80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결성된 경축중앙위원회(위원장 이기붕)에 영화계의 거물 임화수씨 등을 보증인으로 세워 대출을 해줬다 떼인 이야기 등도 소개돼 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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