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전통문화에 『흠뻑』 안양시청 김지석씨

  • 입력 1997년 10월 20일 20시 15분


『작은 도자기 파편에서도 조상의 숨결은 물론 그 지역의 과거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94년부터 경기 안양시청 문화공보실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김지석(金之錫·37)씨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유물유적을 돈으로 환산하는 요즘 사람들의 풍토다. 이런 풍토 때문에 값을 매길 수 없는 귀중한 유물유적이 개발논리로 철저히 파괴당하고 있다는 것이 김씨의 논리다. 그는 『급격한 도시발전으로 백제시대 초기주거지 등 안양지역의 많은 유물유적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면서 『이런 문화재를 잘 보존하면 무공해산업인 지역문화사업의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대 국문과 1년을 중퇴한 김씨가 문화재에 빠져들게 된 것은 안양문화원 임시직으로 있던 86년 「안양수리탈춤패」에 가입하면서부터. 그는 고향인 안양의 문화재 공부와 함께 매달 박봉을 쪼개 문화재 관련 서적을 15만원 어치가량 구입해 밤늦도록 읽었다. 관련분야 전문가를 찾아가 지도를 받은 적도 수없이 많았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김씨는 그동안 4권의 지역 문화재 관련 책을 펴냈다. 특히 민속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진 그는 사라졌던 「삼막골 느티나무제」를 발굴, 94년 경기도 민속놀이경연대회에서 발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각급 학교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 김씨는 올해만 30여차례 학생들에게 「고향의 문화유적」에 대한 강의를 했다. 이달초 문화예술부문 경기도민상을 받은 김씨는 또 향토문화 탐방여행의 강사 역할을 도맡다시피하고 있다. 김씨의 소원 중 하나는 유물 보존과 공부에 필수적인 안양지역 박물관 건립이다. 〈안양〓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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