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泰政검찰총장-崔永光법무연수원장]동고동락 30년맞수

  • 입력 1997년 8월 7일 19시 58분


金泰政(김태정)법무부차관과 崔永光(최영광)법무연수원장. 이들은 지난 64년 서울대법대 졸업과 동시에 제4회 사법시험에 나란히 합격, 검찰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오다 7일 김차관이 신임 검찰총장에 임명됨으로써 일단 숙명의 라이벌 관계를 청산했다. 최연수원장은 총장자리를 둘러싼 「마지막 승부」에 승복하고 이날 오후 퇴임했다. 그의 퇴임을 지켜본 후배검사들은 권력과 승부의 비정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두사람은 대학과 사시동기라는 점을 빼고는 거의 모든 점에서 대조적이었다. 성격도 김 신임총장이 적극적이고 활달한 반면 최 전연수원장은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 지난 5일밤과 6일 밤 신임 검찰총장 발표를 앞두고 「피를 말리는」 상황에서도 김총장은 자정무렵까지 밖에서 지냈고 최 전연수원장은 일찍 귀가해 차분히 「천명(天命)」을 기다렸다. 검찰에서의 족적도 상반된 모습. 김총장은 초임검사 시절부터 특수수사로 이름을 날렸다. 반면 최 전연수원장은 형사부 검사와 기획통으로 능력을 발휘했다. 지역 기반도 김총장이 영남(부산태생)과 호남(광주고 졸업)인데 반해 최 전연수원장은 전형적인 SK(서울출생·경기고 졸업). 검사가 된뒤 최 전연수원장은 82년 검찰인사를 주무르는 법무부 검찰1과장에 올랐고 김총장은 특수수사의 중추인 대검 중수부의 과장을 맡았다. 이들은 94년9월 대검 중수부장(김총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최전원장)으로서 「검찰의 꽃」인 서울지검장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였다. 결과는 최 전연수원장의 승리. 김총장은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부산지검장으로 부임했고 95년 인사에서 법무부차관으로 승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전연수원장은 같은 시기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검찰총장이라는 마지막 승부처에서 행운의 여신은 김차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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