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회의를 위한 리더의 역할[Monday HBR/디나 데넘 스미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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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자리가 올라갈수록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것이다. 가령 필자의 고객 마이클은 리더십이 과하게 선도적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앞에서 질문을 하거나 우려를 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고객 멀리사는 “아니요” “하지만”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기가 꺾인 팀원들은 회의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일을 주저했다.

이런 반향실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리더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먼저 리더는 팀에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단, 팀원들이 모든 아이디어에 대해 완벽한 논거를 갖출 필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직원들이 나서지 않을 수 있다. 또 리더와 다른 의견을 표명하거나 반대 의사를 밝히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그들에게 감사를 표현할 필요가 있다. 리더로서 직원들의 의견에 감사하는 모습을 보이면 두려움에 숨죽이고 있던 다른 직원들도 목소리를 낼 것이다.

누군가 리더인 당신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도전할 경우 저항이나 무시로 대응하려는 일차적인 충동을 일단 억눌러야 한다. 사람들은 확증 편향 때문에 타인의 주장에서 약점을 포착하는 데 능하다. 하지만 자기 의견의 결점이나 맹점은 간과한다. 이때 호기심 어린 자세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던지면 도움이 된다. “어떻게 그런 결론에 이르렀나요?” “더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같은 질문이 좋은 예다.

“네, 그리고” 화법도 도움이 된다. 의견이 오가는 회의 상황을 상상해보자. 누군가 당신 아이디어에 매번 “아니요” “하지만” “글쎄요” 같은 말로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무시하는 어투의 말을 몇 번 들으면 자기 생각을 계속 나누려는 마음이 줄어든다. 다른 사람들이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나누는데 리더인 당신이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면 소중한 정보가 공유될 가능성을 없애는 셈이다. “네, 그리고” 화법을 활용하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인정하고 발전하게 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인정하는 자세를 취하면 상대는 리더가 자기 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더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밝히게 된다.

회의 중에는 마지막에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더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마지막에 말하면 팀원들은 자신의 제안과 아이디어를 더 적극적으로 표명하며 자기 말을 리더가 경청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말하라고 해서 회의 내내 조용히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회의 시작과 함께 “왜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나요?” 같은 질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설명을 보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회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리더는 이미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지식을 모두 접한 상황일 것이다.

다른 관점을 위한 토양도 마련해야 한다. 팀과 조직 네트워크에 독특한 관점이 불쑥 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리더는 다른 부서 사람들을 팀 회의에 초대하거나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말할 사람을 미리 정해 다른 관점과 의견이 제시되도록 판을 깔 수 있다.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이라 불리며 반대 의견을 담당하는 이 인물의 역할은 밑도 끝도 없이 따지고 드는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팀의 의사결정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역할에 지명된 사람은 타인이 아닌 아이디어 그 자체만을 공격해야 한다. 또 견고한 논리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한 법이다. 다른 이들의 변화를 원한다면 리더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언행일치가 안 되는 리더는 신뢰받지 못한다. 앞서 설명한 행동 지침을 따른다면 많은 리더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반향실 효과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처음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장 환경에서는 수고를 들일 가치가 충분하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비슷한 생각을 경계하라’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디나 데넘 스미스 코그니타스 회장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창의적인 회의#리더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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