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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50일간 찾은 교육장관 후보가 15년 전 ‘MB교육’ 설계자인가

입력 2022-09-29 00:00업데이트 2022-09-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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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사퇴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임으로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유력하다고 한다. 교육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인 데다 국회 인사청문회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 5년간 교육과학문화수석,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과 장관직을 맡아 교육 정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이번에 임명될 경우 새 정부의 실질적인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교육개혁을 설계하고 추진하게 된다. 김인철 후보자는 도덕성 논란으로 후보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고, 박 전 장관은 ‘만 5세 입학’ 정책을 불쑥 발표했다가 임명된 지 35일 만에 물러났다. 이후 50일 넘게 걸려 찾은 인물이 이 교수다. 정부가 교육개혁을 3대 개혁 과제로 내세우고도 이를 실행할 새 인물을 찾지 못해 15년 전 사람을 끌어다 쓰겠다고 한다. 정부의 인재 풀이 이렇게 부실해도 되나. ‘MB교육’의 설계자를 새 정부 교육개혁의 적임자라고 내세우는 것은 독자적 교육철학의 부재를 드러내는 것 아닌가.

자율과 경쟁을 중시하는 이 교수는 장관 시절 자사고 확대, 전국 학업성취도평가 실시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기초학력 향상과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 교사들의 반발을 사는 바람에 개혁 정책이 뿌리내리는 데는 실패했다.

이 교수는 교육부 폐지론자다.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에, 대학 관련 업무는 대학의 자율에 맡기자는 쪽이다. 이는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고 상당한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다만 교육부를 없애자는 사람을 이해충돌 없이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교육부 장관에 앉히겠다고 하니 ‘정부에 사람이 그렇게 없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교수가 10년간의 정책 수행 공백기를 극복하고 이해 당사자들 간 이견을 조율해 새 정부 교육개혁을 수행할 적임자인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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