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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사드·칩4 노골적 압력 가하며 “내정간섭 말자”는 中의 이중성

입력 2022-08-10 00:01업데이트 2022-08-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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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외교장관 팔꿈치 인사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이 9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제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양자 경제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다. 왕 부장은 한중 양국이 독립, 자주와 선린우호를 견지하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하며,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5가지 원칙을 내놨다. 박 장관은 양국이 “상호 존중에 기반한 협력적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국익과 원칙에 따라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한중 양국이 사드 관련 ‘3불(不)’ 입장을 비롯한 갈등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왕 부장은 공개 모두발언에서부터 중국 입장을 담은 5가지 원칙을 꺼내놓으며 협의 여지를 사실상 차단해 버렸다. ‘독립과 자주’를 거론하며 사드 문제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한국이 미국 주도의 ‘칩4’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로 내정간섭을 하지 말자면서 막상 한국의 독자적인 안보, 경제정책 결정에는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회담이 이뤄진 날 중국군이 칭다오에서 불과 150여 km 떨어진 롄윈강 앞바다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벌인 것도 한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중국은 언론 등을 통해 내놓는 경고 수위도 점차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어제 사설에서 “한국은 친구가 건네준 칼을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며 한국의 사드 배치를 거칠게 비판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중국과의 협력 확대는 필요하다. 한국은 특히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의 한한령을 풀고 사회, 문화 교류를 정상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 중국이 한국을 훈계하며 자국 입장만 고압적으로 강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유감스럽다. 정부는 중국이 우리 국익과 안보 관련 결정에 간섭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확고한 원칙과 기준으로 중국을 대해야 외교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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