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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칩4 참여, 양날의 칼… 삼성-SK 中공장 투자제한 타격 막아야”

입력 2022-08-09 03:00업데이트 2022-08-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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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문가들 참여조건 제시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미국이 주도 중인 이른바 ‘칩4’ 동맹에 정부가 예비회의 참여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현지 투자 혜택과 애플, 퀄컴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협업 확대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중국에 이미 구축된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 운영과 대(對)중국 수출엔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반도체 전문가들에 따르면 칩4 동맹 참여 논의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설비 유지·관리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중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가 막히는 상황에 업계의 우려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SK하이닉스의 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에 대해 “안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선례도 있다.


중국에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 공장들의 경우 2020년 준공된 SK하이닉스의 8인치 파운드리 공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준공된 지 10년 안팎에 들어섰다.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낸드 공장은 2014년, 우시의 SK하이닉스 D램 공장은 2006년 준공됐다. 최근까지 설비 증설 및 노후 장비 교체 등 추가 투자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 6월에도 우시 공장의 생산시설 확장 및 장비 투자를 위해 약 2조400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말 인수한 인텔의 낸드 공장도 다롄에 위치하고 있어 향후 수년간 장비를 투입해야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십조 원을 투자해 가동 중인 중국 현지 메모리 설비 유지·보수가 미국의 견제로 제한을 받으면 매몰비용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칩4 동맹 가입 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의 행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류 의사를 밝힌 일본과 달리 대만은 아직까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하며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반도체 관련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한국에 집중되면 타격이 작지 않기 때문에 대만의 행보를 감안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은 한국의 반도체 관련 수출과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반도체 수출액 954억6000만 달러 가운데 중국이 43.2%를 차지한다. 반도체 수입액 약 570억3000만 달러 중에서도 중국이 31.2%로 1위다. 반도체 소재 수입에서도 중국(20.5%)은 일본(38.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쑤저우와 충칭 등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후공정 라인이 돌아가고 있다. 반도체 소재부터 생산, 후공정까지 중국과 밀접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 부분에서라도 보복 조치에 나서게 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 큰 타격이 이어지게 된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보복 우려는 (현실화 시)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면서도 “중국도 한국 의존도가 높기에 한국 반도체 업계에 직접 보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다만 반도체 외 분야나 소재에서 보복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칩4가 ‘동맹’ 체제인 만큼 우리 기업들의 미국 반도체 장비 확보 및 파트너십 확대 등을 얻어내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미국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리서치 등 반도체 장비 업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반도체 원천기술(IP)과 인력 풀도 보유하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칩4 동맹을 비롯해 최근 미국 상하원이 통과시킨 ‘반도체지원법’ 등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전략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미-중 사이에 있는 국내 업계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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