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윤석열이 지른 ‘50조 지원’ 뒤늦게 재원 검토한다는 野

동아일보 입력 2021-11-20 00:00수정 2021-11-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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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후보가 “새 정부 출범 100일 동안 50조 원을 투입해 정부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를 전액 보상하겠다”고 이달 초 밝힌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내년 예산안(604조4000억 원)의 8.3%나 되는 돈을 자영업자 지원에 쓰겠다고 덜컥 약속부터 해 놓고 이제야 돈을 어디서 구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윤 후보의 공약은 대통령이 되면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 코로나19 규제의 강도, 피해 정도에 따라 사업주별로 최대 5000만 원까지 총 43조 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 손실보상액(2조4000억 원)의 18배나 되는 막대한 규모다.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한 장기저리 대출 확대에도 5조 원을 쓰겠다고 했다.

쓸 데는 확실한데 돈 나올 데는 불분명하다. ‘한국판 뉴딜 2.0’, ‘직접 일자리’ 등 현 정부가 추진하던 불요불급한 사업을 우선 줄이겠다는 의견이 국민의힘에서 나온다. 하지만 내년 33조7000억 원 예산이 잡힌 한국판 뉴딜의 경우 각 부처 기존 사업에 ‘뉴딜’이란 이름만 붙인 게 상당수여서 실제 줄일 수 있는 예산은 3분의 1에도 못 미칠 공산이 크다. 세금알바 일자리, 고용장려금 예산 등은 합쳐도 11조 원 남짓이다. 부족한 30조 원가량을 더 마련할 방법은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것뿐이다.

더욱이 내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경기가 위축되면서 부가가치세, 법인세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윤 후보 공약대로 1주택 종합부동산세 재검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한시 인하 등이 이뤄지면 세수가 더 줄면서 내년 말 1068조 원으로 예상되는 국가채무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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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정책을 따르느라 생긴 자영업자들의 손실은 마땅히 보상해야 한다. 하지만 재원 대책 없는 ‘지르고 보기’식 50조 원 약속은 550만 자영업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매표 공약일 뿐이다. 여당이 그제 철회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면 같은 기준을 자신의 공약에도 적용해야 한다. 아니면 윤석열식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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