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법인세 확정… 이젠 세율 아닌 기업 환경이 경쟁력

동아일보 입력 2021-10-11 00:00수정 2021-10-1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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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연매출 200억 유로(약 27조7000억 원), 이익률 10%가 넘는 기업의 10% 초과 이익 4분의 1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나라 정부가 글로벌 법인세를 물릴 수 있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주도로 136개국이 합의한 내용이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타깃이다. 내년에 매출 300조 원, 영업이익 60조 원 달성 전망이 나오는 삼성전자에 각국은 수조 원의 세금을 물리려 들 것이다. 반대로 세금을 적게 내며 국내에서 영업해온 구글, 애플에 대해 한국도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 낸 것만큼 국내에선 세금을 깎아주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세금 부담은 커지지 않고, 외국 기업 등에 대한 과세가 늘어 총 세수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법인세수의 15% 정도를 차지해온 삼성전자에서 감소하는 세수만큼을 외국 기업에서 실제로 거둬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별도로 매출 7억5000만 유로 이상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15%로 정해져 이보다 세율이 낮은 나라에서 사업하는 한국 기업들은 그 차이만큼 국내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번 합의로 법인세율 인하를 통한 국가 간 기업 유치 경쟁에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하지만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주도 산업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규제 완화, 보조금, 인력 공급 등 유인책을 내걸고 벌이는 세계 각국의 총력전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세수 피해가 적다고 안심하기에 앞서 글로벌 기업 유치 경쟁에서 한국이 치고 나갈 수 있도록 기업 환경을 개선할 전략부터 새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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